구독자님들도 틀어놓고 편지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어쩜 가사가 이렇게 아름다울까요. 사랑은 참으로 나를 초라하고도 성스럽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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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한 일들 잘 진행하고 계시나요. 저는 계획이 없었으니 실패한 일도 없는 느낌으로 무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럴수가. 이거 기생충 송강호 대사.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봉감독 그 대사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소비해도 되는걸까요. 안되는 게 어딨어. 하면 하는거지. 

1월 9일이면 슬슬 연초에 꾸준히 하리라 마음 먹었던 일들에 느슨함이 생기는 때죠. 저 보세요. 계획한 게 없으니 느슨해질 것도 없습니다. 얼마나 편한 마음 가짐입니까. 껄껄. 오늘의 할 일은 새치커버 뿌리염색이 다예요. 내일 외계인2부 보러 가야 하는데 모자 쓰고 싶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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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국민임대를 알아봤어요. 무주택세대주 세대분리 전입신고 어쩌구 저쩌구 살면서 접해본 적 없는 단어들 하나하나 알아가다가 실행에 옮기기엔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걸림돌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역시 답은 로또 뿐입니다. 당첨금을 어떻게 쓸지, 일단 중고 레이 하나 사고 강릉여행 경산여행 조지고 가족에게 당첨 사실 알리며 1/3씩 나눠야지 상상하다 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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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팔 해본 적 있으신가요. 중고딩 때 문방구에는 무가지가 참 많았어요. 자기한테 왜 편지를 보내야하는지 자기가 얼마나 편지를 받고 싶은지 좔좔 쓰인 사연들이 무가지 맨 뒷면에 위치했었는데요. 저는 그 중 몇몇에게 정성스러운 편지를 보냈지만 한번도 답장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답장을 부르는 스타일이 아닌가봐요. 몇십년이 지나 이 생각을 갑자기 왜 하게 됐냐면 블로그도 그렇고 메일링 구독자님들도 그렇고 보시는 분들은 많은데 저한테 이렇다 저렇다 직접 답해주시는 분들이 되게 적거든요. 나는 참여욕구를 자극하는 타입이 아닌가보다. 봐주시는 게 어디냐. 오늘도 열심히 떠들자. 주제파악 하게 되었죠. 뭔 개소리를 해도 그저 지켜본다? 오히려 좋아. 자유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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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침내 인스타를 생산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알아냈다는 소식 전해드리며 오늘의 편지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검색탭에서 몸 탄탄한 사람들 운동 릴스 몇 번 보잖아요? 그 다음부터는 피드고 광고고 가리지 않고 3초만에 거북목 펴지는 법, 하루에 한번씩 이것 했더니 나타난 놀라운 변화, 어쩌구 좁은 방에서도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생활속 운동개꿀팁들이 쏟아집니다. 어디 브랜드에서 무슨 신상을 내놨네 누가 누구랑 헤어졌네 만났네 알고 싶지도 않은 정보가 쏟아지던 인스타는 이제 안녕이에요.

웃긴 사진 드리며 인사드리옵니다. (감독이란... 배우란.... 으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