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토너입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후유증에서 벗어나 라면 끓여먹고 소금빵 구워먹고 15프로 개봉까지 마치고 토너편지 글쓰기 창을 켰습니다. 11월을 잘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아직 나가서 뛸 정도의 회복은 아니라 집에서만 15프로를 만지작거리니 카메라 성능을 실감할 수 없어 다소 정이 안 붙는 중이에요. 화면이 너무 크고 글자가 너무 빠르게 지나갑니다. 고성능에 곧 적응하여 역시 15프로가 짱이네 애플녀석들 잘하네 할 날이 오겠지요. 가스불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라면 동영상을 찍고 없던 정이 조금 솟기도 했고요.

섹스는 많고 사랑은 없는 시대라고 하잖아요. 역대급으로 연애와 결혼을 안하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얼마전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감정을 표현했을 때 거절당했다고 해서 한번더 들이대보는 정신이 이제는 사라진 것이 아닌가, 순애는 사어가 되고, 낭만과 스토커의 경계가 애매한데다, 시간 지나 돌이켜보면 그 때 내 거절에도 불구하고 니가 끝까지 나한테 마음을 표현해주어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사랑하고 있네 라는 상황 자체가 너무나 드문일이 됐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언젠가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스토커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탈 정도로 후회없을 때까지 시도해봐야겠다, 지레짐작 겁먹고 도망가지 말아야겠다 라는 결심을 했어요. 맞는 흐름인 거 같진 않지요? 그러나 일종의 용기를 다짐했다는 것에서 의의를 찾아봅니다. 실전으로 닥치면 또 도망가고 있겠지만요. 

하여튼 결심은 지치지도 않고 매일 새롭게 하는 거 같아요. 실행이 문제지. 

위에 첨부한 사진은 초1 어린이가 준 슈링클스 종이로 만든 토너 키링이에요. 슈링클스는 여름방학시즌 초등학생 사이에서 붐을 일으켰던 만들기 재료입니다. 슈링클스 위에 사인펜이나 색연필로 그림 그려 오븐에 넣고 열을 가하면 1/7 수준으로 크기가 작아지고 딴딴해져 키링이 됩니다. 딱 귀여운데 가방에 달고 다니기엔 조금 쑥스러워서 카드지갑에 달려고요. 첫번째 토너편지에 넣었던 그림 그대로를 대고 그린거라 구독자님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완전 매너녀. 예의녀. 인의예지걸. 

20.blog가 아주 계륵이에요. 매일 쓰다보니 정작 일상 포스팅에 써야지 하고 찍어둔 사진들을 못 올리고 있어요. 모았다가 쫘악 펼쳐야 하는 에너지가 조금씩 새는 기분. 그러나 행여나 혹시나 어쩌면 이벤트 당첨될지도 모르니까 네이버 블로그 굿즈 키보드를 갖고는 싶으니까 11월 5일까지 계륵 시스템을 유지해야한다는 것이 자발적 블로그 노예의 삶입니다. 

최악의악 드라마 리뷰가 여러군데 공유가 되었더라고요. 정성 들여 쓴 글은 안 터지고 비속어와 육두문자 쓰면서 쉽게쉽게 쓴 글은 예상외의 좋은 반응을 얻으니 당황스러웠어요. 그러나 제 당황이 박찬욱의 그것만 하겠어요, 김지운의 그것만 하겠어요. 알다가도 모를 대중, 예측하지 말고 꾸준히 발행해야 한다는 가설이 또 한번 증명될 뿐이었다네요. 

오늘은 하루종일 집이 빕니다. 화장실 바닥이 건조하게 말랐어요. 기회는 이 때 또 한번 기안식 이발길을 걸어보려구요. 사각사각 자르고 슥슥 빗질하여 여기서 누가 이발 했나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상태로 만들어놓는 것이 토요일 오후 저의 계획입니다. 

여기까지 쓰고 발송 버튼을 눌렀는데 스티비가 11월 6일 오전 11시에나 편지를 부칠 수 있다고 경고창을 띄웠어요. 이틀 뒤에 보내는 편지이니만큼 좀 더 써야겠습니다.

계륵 20.blog는 어제로 끝이 났고 저는 오늘부터 공격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일을 해야합니다. 안 올 거 같은 그 날이 와버렸네요. 할 수 있을까 해도 될까 안되면 어떡하지 고민대신 그냥 해 외친 결과를 잘 맞이할 수 있게 되길 응원해주세요. 억만장자 되고 싶습니다.

나영석 유투브에 이상순이 커피강의를 하러 왔어요. 에그이즈커밍회사에서 주최하는 문화강좌라서 에그문화센터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강의내용 자체보다는 그 영상 전에 공개되었던 티저가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나영석 회사의 의사결정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유퀴즈 박진영방시혁 편에서도 비슷한 걸 느꼈었어요. 말도 안되는 망상을 펼치는 사람과 그걸 현실로 만들어주는 사람의 만남. 서로가 서로의 조력자이자 원동력인 관계. 세상을 사는 결은 같지만 세상과 싸우는 도구가 판이한 사람들이 만나 같은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면 그게 바로 환상의 콤비겠지요. 연애든 사업이든 우정이든 그런식의 짝꿍을 만나고 알아보는 건 참말로 행운입니다. 역시 도망가지 않고 스토커 경계를 아슬하게 넘나들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헛소리 죄송합니다. 

저는 비정기적 발송이 너무 좋은데 구독자님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피드백 페이지를 열어봅니다. 편하게 의견 주세요. 11월 모두 무사안일 하시길. 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