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한파가 대단할거라고 뉴스에서 떠드는 말을 옮기며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비슷한 소릴 했다 올해 겨울 역시 무난하게 지나갈 거 같다고 하니 친구왈, 너는 집에만 있으니까 그렇지 작년에도 많이 추웠어 라고 했습니다. 이래서 눈치 빠른 녀석들은 곤란하다니까요.
요새는 체험단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강제성이 없었다면 마음만 여러번 먹고 실행에 옮길 일은 요원해보였던 곳들을 누비고 있습니다. 인천 카페 코스모40이 대표적 예입니다. 집 근처에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로 꽉꽉 찬 곳이 생겼다니 오픈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가야지 가야지 다짐 했었어요. 버스 한 번만 타면 휙 하고 갈 수 있는 거리라 오히려 첫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 게 문제였습니다. 음료 한 잔에 베이커리 세 종을 제공한다는 미끼를 물고서야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어요.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이런식으로 뒤로 미루며 살았을지 생각하면 아득해지더라고요. 실행만이...
간헐적 단식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정도 됐나요. 총 5키로가 빠졌어요. 그래봤자 티는 잘 안나요. 저만 아는 차이 정도예요. 염증수치가 스멀스멀 내려가고 있는지 앞가슴과 등에 항상 올라오던 여드름이 없어졌어요.
달리기 하러 나갔다가 귀여운 남자를 봤습니다. 사회인 야구단인지 투구 연습을 엄청 열심히 하더라고요. 제 또래로 보이는 남성을 운동하면서 마주치는 게 드문 일이라 오 좀 귀여운데~ 폼 좋은데~ 다음에도 마주치면 좋겠다 생각했지요. 보통은 아주 젊거나 아주 어르신입니다. 친구들에게 야 오늘 운동하면서 귀여운 남자 봤다 어쩌구 했더니 응 유부남이야 공통적으로 말해서 와 너넨 진짜 으이구 고맙다 기혼자들만 사는 세상 할 말이 없더라고요. 기혼자같긴 했어요. 이 나이에 그런 성실성을 가진 남성이 결혼 안했을 확률은 좀 낮잖아요. 편견 죄송합니다. 그러나 멀쩡한 인간은 이미 모두 짝이 있잖아요. 당사자성 발언입니다. 근데 뭐 귀엽다고 생각도 못하냐? 아 미안합니다. 생각도 안하겠습니다.
블로그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매일 20.blog 글을 올리고 있걸랑요. 네이버가 묻는 느슨한 10문 10답적 기록으로는 부족해 그날 그날 에스키스적 단상을 덧붙여요. 근데 그게 참 묘해요. 토너편지도, 평소 쓰는 불길수집가 일상도 아닌 날리는 일기형식이라고 생각하니 떠올라도 기록하지 않았을 속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럴듯한 인간으로 나를 포장하는 노력을 안하고 일종의 치부같은 것들을 솔직하게 적게 되더군요. 제 속은 시원해요. 보시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10번의 월요일이 지나면 2024년이 됩니다. 하루 하루 더 열심히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겠어요. 시간의 뒷모습이 아쉽지 않도록. !!